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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는 다른 사람들만큼 부모님과 살갑게 지내지 못하는 편입니다.
그렇다고 뭐, 쿨하게 지내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죠.
적당히 무시하고 예예 하다가 거리만 생기면 투닥투닥 한답니다;
예; 그게 사실이예요.;;

이렇게 절대 이쁘장하다고는 볼수 없는 저희 집의 부모자식 관계에서도
(물론 평소에 전혀 존경하지 않는다는 것도 아니지만;) 일순간 완전히 고개를
숙이고 싶어질 정도로 부모님이 아득하게 높아보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고개를 아무리 높이 들어도 부모님을 볼 수가 없을 것 같거든요.

어느 순간, 부모님이 한마디를 던지실 때.
그 한마디가 여러 만화에서, 소설에서, 게임에서, 영화에서 저의 마음을 스치고 지나갔던
명대사와 정말 "똑같은" 순간이 있습니다.

저희 부모님이 여느 어른들하고는 조금 달라서 형이상학적인 말씀을 비교적 자주 하시는
편입니다만, 부모님이 그 작품을 보셨을 리는 만무한 그런 작품에서의 명대사와
같은 말을 하실 때.

그런 멋진 말을 하려면 저런 멋진 캐릭터로서 살아왔어야 한다고 평소에 느끼고 생각하고
있었던 저에게 바로 그 말을 하셨다면, 저희 부모님은 얼마나 힘들고, 또 멋진 인생을
살아오신 걸까요. 그런 생각이 들고, 저는 지금까지 얼마나 멋지게(멋들어지게가 아니라
열심으로 살아서 멋진) 살아왔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부끄럽고 또 부모님이 존경스러워
집니다.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고들 하지만, 사실 아이에게 부모는 신과 같습니다.
생명을 주신 분이요, 나의 인격 형성에 가장 지대한 공헌(유전, 교육, 환경이라는 가장
큰 요소와 그 외에도 다수)을 하시는 분이지요. 또한 부모는 잔인하고 냉혹할 수 있으며,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역시 신과 같습니다.

사람은 크면서 부모를 존경하고, 사랑하고, 좋아하고, 무시하고, 경멸하고, 무시하고,
좋아하며, 사랑하고, 존경하고, 그리워하게 되는 사이클을 만난다고 합니다.
예. 나이에 따른 심리 변화지요.
사실 저는 어릴 때부터 문제가 많아서;;; 저 상태가 거의 완벽하게 뒤섞인 상태로 지내온
듯 하지만, 아.... 그래서 요즘도 투닥거리는 건가.;;;

그래도 저는 아직 부모님을 존경 할 수 있는가 봅니다.
저희 아버지 어록 세가지만 뽑아볼까요?(작품들의 명대사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걸로만
골랐습니다. 나중에 되면 그 명대사들도 밝히겠지만)

아버지: 아버지가 가장 크게 좌절했던 시기에 자살을 생각했었다.
근데 곰곰히 생각하다가 관뒀지? 왠 줄 아니?
나: 왜였는데요?
아버지: 지금 죽으면 민폐일 것 같더구나. 그래서 내 유산으로 리무진 영구차로 장례하고도
남는 돈을 벌어둘 때까지는 살아있기로 했다. 그래서 죽는데 조금은 더 걸릴 것 같구나.

아버지: 인생에서 승리자가 되려면 뭐가 필요할 것 같니?
나: 웃는게 가장 중요하지요.
아버지: 그렇다면, 가슴 속에 아무것도 남지 않도록 가장 크게 웃을 수 있는 남자가 되거라.

아버지: HS야. 너는 인생을 왜 산다고 생각하냐?
나: 글쎄요. 잘 모르니까 살고 있는 것 아닐까요?
아버지: 그렇다면 죽는 것 정도는 너를 위해 쓸 수 있는 삶을 살거라. 알겠지?

아버지....어머니.....건강하세요.
이 아들은 썪은 종자라서 가끔 굵은 소금 탄 물을 끼얹어주지 않으면
이내 완전히 녹아버릴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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