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첩보나 정보 관련된 것도 써보고 싶어서 시작했습니다.
사실 제가 번 노티스 팬이거든요.
시즌 3 안나오나.
more..
3화
방을 가로질러 복도로 나가자마자 본관과 연구동을 오가는 소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조금 더 있으면 아마 본격적으로 실드의 증원이 올 것이다. 썸은 복도의 벽을 더듬거리기 시작했다. 이윽고 벽에 칼날 하나 못들어갈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어진 비밀문을 찾아내었다. 그의 손이 벽의 일부분을 누르자 소화전 등에 흔히 그러는 것 같은 버튼식 손잡이가 튀어나왔던 것이다. 그 것을 잡아당겨 열자 숨겨졌던 문 너머로 흐릿한 불빛이 지하로 안내한다. 께름칙한 조명을 바라보며 세 남자는 별 주저 없이 발길을 내딛었다.
“꽤 깊군. 정말 뭔가 다른 시설이 있나보네?”
“여기 지하 주차장은 백화점 창고 지하보다 더 큰 차들도 들락거리게 설계되어 있다더군. 그런데 구청에 신고된 크기는 그냥 보통의 지하주차장만 한층 있을 뿐이야. 이해할 수 없는 일이지.”
인덱스가 지하로 내려가기 위한 계단의 네 번째 모퉁이에서 물어본 질문에 썸이 그렇게 대답했다. 백화점은 끽해야 승합차나 들어갈 높이인 아파트 등의 주차시설에 비해 탑차라던가, 여러 화물차의 출입을 위해 깊고, 큰 입구를 가지도록 되어있다. 그것보다 크다면 이놈들은 지하에 비행 격납고라도 가지고 있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하며 걷다보니 지하에 도달했다. 비상구 방화문 특유의 락 바를 슬쩍 미니 눈부신 흰 빛이 흘러 나왔다.
“틀림없는 것 같네.”
지하 주차장이면 이런 빛은 과도하다. 작은 정보도 놓치면 안 될 실험실 같은 곳의 조명이라면 모를까. 썸이 허리의 파우치에서 무언가의 가루가 잔뜩 들어간 흰색 반투명 필름통을 꺼냈다. 뚜껑에는 무언가가 꽂혀있었는데, 아무리 봐도, 폭탄 점화용의 퓨즈, 그러니까 도화선 같다. 그 끝에 미들이 터보라이터를 꺼내어 불을 붙였다. 터보라이터는 방수가 잘되는 제품도 많고, 무엇보다 대부분의 상황에서 잘 불을 붙일 수 있기 때문에 미들이 좋아하는 제품이다. 썸이 타들어가는 퓨즈를 확인하고 재빨리 방화문을 닫자, 작게 폭 하는 소리와 함께 미약한 문틈으로 날카롭게 연마된 빛이 계단을 잘랐다.
“좋아, 돌입!”
오른쪽 방화문을 미들이 밀자, 썸이 재빨리 돌입하여 주위를 확인, 그대로 왼쪽을 경계하고 개조한 레이저 라이트로 적외선 감지장치를 무력화시킬 준비를 했다. 역시 경비원을 제외하고는 연구동 측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던 것과 달리, 이곳은 사람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감지 장치가 꺼져있다. 그렇게 판단한 썸이 수신호로 나머지 둘을 불러들이고는 방화문에 작은 폭탄을 붙였다. 그리고 발소리를 죽이고 걷기 시작했다. 코너를 돌자, 바닥에 쓰러진 연구원이 나타났다. 미들이 잠깐 옆에 무릎을 꿇고 앉더니 연구원에겐 손도 대지 않고 말했다.
“역시 살아있네. 솜씨 좋은데?”
“딱 알맞게 조절했지. 뭐 한두번 해보는 일도 아니고.”
썸의 능력은 Toxic이라 불리우는 독의 합성. 신경독의 일종인 이것은 페로몬처럼 그의 모공을 통해서 배출된다. 체내에서 합성되는 이 독은 자율신경의 제어를 빼앗는데, 호흡기를 통해 흡수되어 농도에 따라 마비, 기절, 죽음에 이르게 된다. 효과가 즉효적인 데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분해 되서 흔적도 남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이 기절했다는 걸 확신하게 된 이상 주저할 건덕지는 없다. 세 남자는 일부러 흔적을 남기면서 걸어가기 시작했다. 일부러 제품 트레이를 넘어트리고, 우당탕! 진공 채임버를 깨고, 와장창! 전기 회로를 그을렸다, 파직!
H사의 지하 연구실에 놓인 제품은 당연하지만 대부분 시제품이었는데, 붙어있는 제품메모가 해외의 다른 회사들 로고가 박혀있었다. 해외의 다른 시제품과 자료 등을 훔치거나 유출, 제공 받는 게 틀림없다. 아마도 실드와의 제휴를 통해 신기술을 공짜나 다름없게 공급받고, 그만큼 해외의 군사 공장 등으로 위험한 기술제품들을 유출시켜주는 것이리라. 인덱스와 썸은 연구실의 CD들과 입출고 자료 폴더를 챙겼다. 그동안 미들은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허리춤의 잡낭에서 꺼내어 연구제품들을 찍어서는 연구실 여기저기에 사진을 뿌려두었다. 일종의 엄포나 협박이라고 하면 적당할까? [여기에 우리가 왔다 갔다. 또 올 수도 있고] 정도의 메시지 일 것이다. 자료를 전부 파기할 필요도 없이 뒤가 구린 놈들, 그중에서도 어느 정도 피해를 입어도 도마뱀 꼬리처럼 끊고 도망가는 녀석들은 추적당할 낌새를 느끼면 알아서 불을 지르고 도망가게 된다. 어차피 이곳의 자료로는 애시당초 H사뿐이라면 몰라도 실드의 전체적인 구조에 막대한 타격을 주진 못할 것이다. 그들의 손이 닿아있는 전자제품 회사가 여기뿐일 것 같지도 않고. 연구실 두어 개를 작살내고 복도를 걸어가자, 커다란 공창처럼 보이는 공간이 내부 창을 통해 보였다. 트레일러에 뭔지 모를 거대한 부품들이 실려 있는 것을 보아하니 뭔가 무지막지한 물건을 만드는 모양이다. 그 거대함에 질린 미들과 인덱스가 중얼거렸다.
“대포동 미사일이라도 만드려는 건가.”
“저, 저 정도면 유인 로켓 정도는 되는 거 아닌가 모르겠네.”
공창으로 들어가는 문을 열자, 더욱 장대한 규모의 공간이 그들을 압도했다. 여기저기 쓰러진 정비복의 사람들이 눈에 띈다. 그 순간, 미들의 허리에 차가운 것이 닿았다.
“움직이지마! 뭐하는 놈들이냐!”
가슴에 보안전문업체의 명찰을 가슴에 단 슈트 차림의 남자가 서브머신건을 들고 있었다. MP5PDW. 좋은 총이다. 9밀리 권총탄의 위력은 무지막지한건 아니지만, 맞으면 죽는다는 점에선 어차피 치명적이고,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포어그립은 접근전에서 총을 놓치지 않도록 도와준다. 거기다 짧아서 벽에 걸리거나 할 일도 없다. 조용한 은닉과 접근. 파지와 자세가 완벽한 걸 보아 프로다. 접근 공간도 딱 애매하다.
“실드 아래의 시큐리티이신가.”
“왠 놈들이냐고 물었는데.”
“....며칠 전에 깽판치고 간 미친 놈 친구.”
미들이 그렇게 답한 걸 링이 들었다면 팔 한두개 정도는 꺾어 놓으려 했을 것이다. ‘내가 니 친구냐? 친구냐?’라면서 말이다. 미친 놈 취급이야 지겹게 당해 봤을 테니. 뭐 팔 꺾어봤자 미들의 근육을 생각한다면야 그렇게 아프지도 않겠지만. 미들의 선언을 듣자마자 남자의 자세가 바뀌었다. 정확하게는 몸을 약간 뒤로 빼면서 총구를 내려 미들의 허벅지를 겨냥하고는 방아쇠를 당겼다. 하지만 190센티가 넘는 장신답게 미들은 그를 따라 붙으며 왼손으로 총을 든 오른 팔을 자신의 몸 밖으로 스윽 밀어냄과 동시에 오른 팔을 교차해서 상대의 머리를 잡았다. 그리고는 부르르. 총탄은 한발만 발사되어 복도의 벽에 박혔다. 인덱스가 엉덩이께를 북북 긁더니 한숨을 내쉬었다.
“거, 매너 없게시리 아무데서나 방아쇠를 당기고 그런데.”
“가정교육이 덜 되었나보지.”
남자는 마치 척수반사 실험을 위해 두개를 적출한 개구리처럼 파들파들 떨고 있었다. 머리에 유리를 진동시켜 깰 정도의 진동을 넣었다면 뇌진탕 정도는 일어났을 것이다. 좀 심각하게 했다면 장기적인 뇌손상 정도도 충분히 입을 수 있겠다. 썸이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래도 실드의 시큐리티는 전부 당하진 않았을지도 모르겠군. 눈치가 빠른 녀석이라면 피할 수도 있겠지.”
“그 팔방구도 완벽한 건 아니구만.”
“..........팔방구냐.”
팔의 모공으로 배출하는 신경가스를 방귀에 비교하다니, 기분이 살짝 상하는데 뭐라고 하기도 그런 기분이다. 어쨌든 실드의 시큐리티는 굳이 봐줄 기분도 들지 않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에 허리춤에서 USP 피스톨을 꺼내 들었다. 신뢰성도 높고 크기도 적당하고, 45구경이라 위력도 좋은 권총이다. 인덱스는 승표 비슷한 수리검들을 뽑아 쥐었고, 미들은 등에서 소드오프 샷건을 꺼내들었다. 워낙 덩치가 훌륭하니까 소드오프 샷건이 대형 권총처럼 느껴질 지경이다. 공창을 들여다보았지만 뭔지 모를 부품이 한가득 쌓여있고 조립되고 있긴 한데 뭔지 알 방도가 없다. 그저 이럴 때는...
“정비목록 파일이 정비사들 근처에 있겠지, 그거면 될 거야.”
파일 클립에 표를 끼워 다니다보면 귀찮아서라도 정비목록하고 작업일정 등을 같이 끼워서 가지고 다니게 마련이라, 정비목록 표를 보면 무슨 부분이 있는지, 어떤 부품을 쓰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정비공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파일 클립을 모은 그들은 클립에서 파일을 빼서 미들의 잡낭에 넣었다. 덩치가 크다보니 장비하고 다닐 수 있는게 많아서 이럴 때 좋았다. 그리곤 썸이 연락을 넣었다. 루트 권한을 사용한 동시 연락.
“물그릇에서 전 유닛으로. 지금부터 탈출을 시작한다. 10분 이내로 지하 주차장 이내로 오도록.”
“9분 45초나 뭐 그런거 없겠지. 후딱 달려갈게.”
“알았어.”
무선 너머로 복잡한 총성이 들리는 것으로 보아 저쪽도 이미 실드의 증원이 와 있는 것 같다. 세 사람은 공창의 입구를 향해 달렸다. 혹시 더 중요한 정보가 지하주차장 입구로 가는 길에 있을 지도 모르니까 좀 더 서둘러야겠다.
달리는 바이크에서 드러누워 권총 두 자루를 뒤로 갈겨대는 링은 전투화를 바이크의 레버와 그립사이에 걸어 엑셀을 고정시키고 있었다. 크루징 모드가 있다면야 못할 묘기도 아니긴 한데, 복도에서 하기엔 미친 짓이라고 밖에는 말할 방도가 없다. 슬라이드가 뒤로 후퇴 고정되자 주저 없이 총을 버리며 몸을 일으켰다. 빠르게 몸을 일으킴과 동시에 먼저 내뻗은 팔로 그립을 잡고 다리를 내려 오른 발로 앞 브레이크를 밟자 빠른 속도로 뒷바퀴부터 바이크가 물구나무섰다. 보통의 아메리칸 스타일이라면 거의 불가능하겠지만, 프론트 포크 각이 비교적 작은 V-ROD인 데다가 거구가 갑자기 몸을 일으킨 관성 운동도 한 몫 하리라. 뒷바퀴가 70도 정도까지 일어서자 앞 브레이크를 풀고 기어를 한 단계 낮춘 링은 물구나무 선채로 달려가다가 코너의 목전에서 힘차게 허리와 핸들을 튕겼다. 무거운 머슬바이크가 옆으로 돌면서 뒷바퀴가 벽에 닿기 시작했다. 끼기긱! 타이어 미끄러지는 소리가 요란하다. 힘차게 엑셀을 당기자 뒷 타이어가 돌아가며 잠깐 벽을 긁어내더니 텅하는 소리와 함께 바닥을 찍으며 앞으로 튀어나간다. 차체를 돌리기에 너무 좁은 코너를 묘기라고 불러야할 테크닉으로 빠져나가자 연구동에서 본동으로 빠져나가는 2층 연결복도가 나타났다.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돌아가실 때에는 들어오셨던 출구를 이용해주시길 바랍니다.”
실없는 소리를 중얼거리며 묵직한 바이크가 연결복도를 달린다. 그리곤 곧장 앞의 방화문을 들이받았다. 잠시 후 무슨 재주인지 1층으로 계단을 타고 내려온 그는 유유히 아까 박살내고 들어왔던 입구로 빠져나갔다.
총알이 기둥을 깎아낸다. 빌딩 내의 방음이 완벽하다는 건 링이 확인했지만, 통로를 통해 밖으로 연결 되어있을 지하주차장에서 총을 쏘다니?
“미친 거 아냐? 소리 다 새어 나가게!”
“아니, 꼭 그렇지도 않은 모양인데?”
공창에서 연결된 대형 지하주차장, 아니 야적장에 가까운 형태의 그 곳으로 빠져나가려던 그들의 앞에 있던 문이 사라졌다. 위장 셔터가 그들의 앞을 가로 막고 있었던 것이다. 기둥 뒤에 몸을 숨긴 세 남자는 그제야 구청의 감시를 피한 이 곳의 위장방식을 알아챘다. 지하주차장으로 돌아내려가는 나선계단 타입의 입구 중간에서 위장셔터를 통해 숨겨진 통로로 차량을 빼돌리는 것이다. 여긴 몇 개의 비밀 출구 외엔 공기 밖에는 못 드나든다. 그때 인덱스가 가까이 다가온 적들을 향해 기둥 그림자에서 몸을 빼며 수리검을 날렸다. 네 개의 수리검이 공기를 찢으며 날아가 하나는 시큐리티 에이전트의 몸에 박히고 하나는 빗맞아 땅에 떨어졌다. 나머지 두 개가 방어한 기관단총에 맞아 튕기는 순간, 파락하는 소리와 함께 인덱스의 팔이 복잡하게 휘둘러졌다. 순간 수리검의 끝에 메어져있던 얇은 와이어가 적들을 얽어 메었다. 테이저 건에서나 들을 법 한 따닥거리는 방전음이 들리며 네 명의 건장한 남자들이 쓰러졌다. 대개 테이저는 하이 볼티지 로우 암페어라 안전하다는데 남자들이 침과 눈물대신 눈과 코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걸로 봐서는 그런 비살상공격은 아니다.
“이나즈마다!”
“이나즈마가 적 중에 있어!”
일본에서 활동하던 때 유명해진 별명, 번개를 뜻하는 이나즈마라고 불린 인덱스는 기둥 뒤로 몸을 숨기며 뺨을 긁적였다.
“헤, 헤헤.... 나 유명한가봐. 조금 부끄러운데.”
하지만 그 유명세의 대가로 돌아오는 게, 더 많은 총알이란 건 문제다. 거대한 지하통로를 유지하기 위해 기둥은 충분이 크고 굵었지만, 계속 물량 공세로 밀고 들어오면 그들로서는 방법이 없다. 가끔 응사도 해보지만, 적에게서 빼앗은 기관단총과 원래 가지고 있던 권총으로 쏜다는 게 링이 바이크 위에 드러누워서 뒤로 난사하던 것 보다 명중률이 낮다. 애초에 적은 사격의 사이사이 이미 위치를 바꾼 후였고 그 빈틈도 거의 없었으니까 고개 내밀고 확인해서 쏠 시간이 너무 없다. 덩치가 커서 특히 피탄 될 확률이 높은 미들은 불안해 죽을 지경이었다. 근접거리 이내라면 뭐라도 하겠는데, 사격은 영 그냥 그런 것이다. 축제 야시장에서 코르크 공기총으로 상품을 딸 확률하고 명중률이 비슷하다. 살아 돌아가면 반드시 사격을 미친 듯이 연습하자! 라고 다짐하는 덩치였다. 아니 살아 돌아간다면야 뭐 연봉 100억에 미녀비서 두 명을 둔 다국적기업의 CEO자리라도 차지할 수 있을 거 같다.
“어쩐다... 바람이 안 불어서 저놈들 잡을 정도의 가스를 만들면 니들도 죽을 거고...”
R.H.C라고 불리우는 그룹에서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남자를 따지라면 당연 썸이다. 농도가 조절가능하고 양도 조절가능하고 가스검침기에 걸리지도 않는데다, 정도는 있지만 거의 즉효성. 이후에 검사해도 신경마비의 특징은 남아도 인체 내부의 세포와 결합한 후에도 자연분해 되는 그의 독이다. 흔적을 잡으려면 방독면을 쓴 채로 순도 높은 가스만을 즉시 채취 분석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해독제도 없다. 있다고 해도 아마 해독되기 이전에 죽겠지. 문제는 그 해독시간이다. 바람이 없는 곳에서 그의 독을 사용하려면 결국 공간을 거의 채워야한다는 소리인데, 그 정도의 양이라면 아무리 자연분해가 극단적으로 빠르다지만 만드는 시간, 기체에 섞여 흐르는 시간, 그리고 자연분해가 끝나는 시간... 너무 위험하다. 아까 돌입하기 전에는 지하를 완전히 메운 게 아니라 환기통로가 약간 넘칠 정도로만 독을 흘려 넣었기 때문에 환기 시스템이 재작동하면서 빠른 속도로 독을 운반했지만 여긴 전혀 바람이 없다. 자연히 석여 약간 아래의 지대로 내려가는 시간이 너무 길다. 물론 이 녀석들도 신체 튼튼한 청년들이니 숨을 3~4분 정도 참을 수는 있을 것이다. 문제는 지금처럼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상황에서 그게 가능할 것이냐다.
“미치겠네.”
“사장님... 대개 이럴 때는 대빵이 희생하는 거지?”
인덱스와 미들의 하얗게 질린 표정이 그에게 ‘우린 당신 팔방구에 죽기엔 너무 젊어서!’라는 강변을 하고 있다. 이놈들, 링하고 같이 놔둬서 조금씩은 맛이 갔을 줄 알았는데 그래도 생에 대한 집착은 남아 있구나! 막 감동의 눈물이 흐를락 말락한다. 눈물의 98%정도는 자신을 희생양으로 해달라는 부분에 대한 것이었지만.
“지금 내가 희생하면 니들이 살겠냐! 별 수 없어! 백업 요청이다! 드럼통! 스포이드! 누구라도 좋으니까 좀 와봐! 여기 비밀셔터로 막혀있어서 못나간다!”
“우이쓰~.”
성의 없고 기운 빠지는 대답. 그런데 문제는 대체 뭔 재주로 공사감리와 구청을 속인 비밀셔터를 찾아서 뚫는다는 말인가? 그 대답은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끼이익 하고 뭔가 미끄러지는 소리 직후에 굉음과 함께 셔터에 구멍이 뻥 뚫렸다.
“우헤? 쓸 만 하네.”
구멍너머로 후진해서 다가온 SUV의 운전석 창문에 엉덩이를 걸치고 앉은 남자는 뭔가 은색의 케이스를 성의 없게 들고 있었다. 연기너머로 그 모습을 본 인덱스가 외쳤다.
“형! 구멍이 너무 작아!”
“그래?”
그 소리를 들은 리틀은 케이스에 붙은 스위치를 딸칵딸칵 눌러 대었다.
“하긴 미들 녀석 엉덩이가 좀 큰가.”
미들이 들었다면 화를 내었을지도 모르지만 하여간 케이스에선 다음 순간 슈화악하고 뭔가 뿜어지는 소리가 세 번 연속으로 들렸다. 그리고 역시 이어지는 세 번의 폭음. 그러고도 모자라는지 계속 버튼을 짤깍 거리던 그는 이제 더 이상 탄이 나가지 않는다는 걸 깨닫고 케이스를 뒤로 던져넣었다.
“뭐야. 네 발 밖에 안 들어 가는구나.”
셔터가 박살나며 서너명이 지나갈만한 공간이 생기고 마치 지하철 플랫폼에서 위로 올라가는 계단에서처럼 바람이 거세게 불어오기 시작했다. 연기가 강령하게 아래로 밀린다! 그 틈을 타서 미들과 인덱스가 달려 나가고 그 뒤를 썸이 뒤쫓으며 오른팔에 힘을 불어넣었다. 순간, 그의 팔에 붙은 모공 몇 개가 급격히 확장했다. 마치 상어의 아가미 슬릿처럼 길게 늘어난 모공들이 줄을 지으며 힘차게 독을 뿜었다. 가스봄베를 연 듯한 고압의 소리와 함께 다량의 가스가 뿜어져 나와 아래로 흘러갔다. 짧은 시간 다량으로 뿜었지만 농도도 그렇고 바람에 흩어질 양을 생각하면 뭐 죽지는 않으리라. 적어도 다 죽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세 사람은 SUV에 탈 시간도 없이 일단 지붕의 스키 캐리어와 뒷문의 사다리를 잡고 찰싹 붙었다. 마치 인도에서 버스의 외벽에 붙어가는 현지인들을 보는 것 같다. SUV가 지상으로 달려 올라갔다. 매달린 사람으로서는 지옥 같이 긴 시간이었겠지만, 실제로는 1분도 되지 않는 시간에 SUV가 지상으로 올라섰다. 지하주차장의 입구에는 아무도 없었다.
“아, 링 이 자식 왜 안 와!”
스키캐리어에서 손 떼면서 뛰어내린 썸이 신경질을 부리며 차 옆문을 열었다. 제 때 팀워크를 맞추지 않으면 위험하다는 거 뻔히 아는 놈이 늑장질이라니. 썸이 차에 올라타고 그 뒤를 따라 인덱스가 타는 순간, 지하주차장에서 엔진 굉음이 무지무지한 수로 울렸다. 흘끗 보니 시커먼 아가리에서 차들이 우르르 뛰쳐나오는데 워낙 크게 지어진 입구다보니 출구와 입구 라인에서 차가 세 대씩 붙어서 올라왔다.
“아 쓰벌. 위험하겠다!”
리틀이 차를 급발진 시키자 인덱스가 얼른 차에 올라타고 미들이 차문에 붙었다. 그리고 그가 입구를 붙잡고 차안으로 발을 디딘 순간, 덜컹하고 차가 튀었다. 속도 방지턱에 부딫힌 것이다. 미들이 마치 회전 놀이기구에서 제대로 못 잡아 튕겨나가기 직전의 모습으로 차에 매달리자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소리를 질렀다.
“야! 못 잡을 거 같으면 그냥 뛰어내려!”
지금의 불안정한 상황으로 볼 때 당장 안으로 들어가기 힘들다고 생각한 미들은 다음 방지턱을 넘기 위해 리틀이 속도를 줄인 순간 손을 놓고 땅을 몇바퀴 구르다가 벌떡 일어났다. 훌륭한 낙법으로 큰 상처 없이 착지한 그의 뒤로 과연 아까 들린 목소리의 주인공이 바로 직후에 그의 옆으로 다가왔다. 바이크를 탄 풀페이스 헬멧의 남자. 그 뒷좌석에 올라타며 미들이 소리를 꽥 질렀다. 이걸 은혜를 악으로 갚는다고 해야 하나.
“늦었잖아!”
“안 늦었어. 딱 시간 맞춰 왔다고.”탠덤용 발판에 미들이 발을 올리는 것이 감각으로 느껴지자마자 스로틀이 활짝 열렸다. 검은 바이크가 동료의 뒤를 쫓아 도로로 튀어나갔다.
주말의 분당. 주 5일제가 대부분인 금주. 길은 뚫려있다. 문제는 과속인게 분명해 보이는 SUV와 할리의 V-ROD 뒤로 역시 뒤지지 않을 속도로 달려오는 차량군단이다. 대부분 중형세단이지만 그 뒤로는 아무리 봐도 탱크로리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 트럭들과 대형 트레일러차들. 대체 저런 걸로 뭘 하려고 뒤를 쫓는 걸까.
“그나마 총은 안 쏘는게 다행이로구만!”
일단은 서울 근교. 대로에서 폭주하면서 총을 쏜다면 외국이라면 마피아 집단의 항쟁 정도가 될 테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절대 이해도 용납도 안 되는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저 차들! 대체 뭔 튜닝을 했는지 SUV바로 근처까지 순식간에 따라 잡아서 박치기를 하고 간다. 이 SUV도 특별한 작업을 거친 특수한 놈이지만 계속 누적되는 충격을 받다보면 이런 고속에서는 앗하는 순간 골로 간다. 도저히 안 되겠는지 차의 옆 창문이 열리며 썸이 링에게 외쳤다.
“야, 뭐 어떻게 못해!?”
“권총도 블랙코핀도 텅 비었어! 차에 내가 로켓런처 실어뒀는데?”
순간 차 안에 타고 있던 시선이 리틀에게 향한다. 물론 자신들이 그걸로 살았으니 뭐라고 하겠는가 만은, 역시 한발 정도는 남겨두지라는 아쉬움은 어쩔 수가 없나보다.
“어떻게든 해봐! 원거리는 원래 니가 처리하는게 원칙 아냐!”
공격원이 다섯명중 네명이나 차지하는데 원거리담당은 그 하나 뿐. 묘하게 억울한 느낌이 들었지만 죽을 수도 없다. 링은 뒤에 탄 미들의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야, 일단 바이크는 몰 줄 알지?”
“응. 뭐, 그거야.”
크루즈 모드로 고정시킨 링은 크루즈 모드를 푸는 법을 알려주고 주의 사항을 알려주었다. 이런게 가능한 건 물론 분당이 교통 상황이 좋기 때문이다. 서울 같으면 이미 교통체증에 갇혀서 잡혔으리라. 속도가 일정해지는 것을 깨달은 리틀이 바이크의 바로 옆으로 차를 대었다. 그러자 링이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마치 자전저 묘기 중에 안장 위로 올라가듯 안장을 밟고 섰다.
“아 씨. 진짜 묘기 부리는 건 딱 질색인데.”
복도에서 펼쳐댄 기예잡기 대행진을 뻔뻔하게 무시하며 링은 SUV의 스키캐리어를 붙잡고 창틀에 발을 걸친 후, 바이크를 떠났다. 현재 시속 85킬로. 때때로 코너를 도는 상황에서 시내도로에서 이 속도라니 죽기 딱 좋다. 링은 낑낑대며 차 지붕으로 올라갔다. 솔직히 신체 능력으로 따지면 다섯남자 중에 제일 딸리는 편이다. 잠입 임무라면 별 장비 없이 해치우고도 피곤하단 소리 한 번 안하는 썸이나, 파리-다카르 랠리를 완주 했다는 농담을 하는 마라토너 타입의 리틀이나, 운동으로 다져진 인덱스와 미들을 생각하면 그야말로 평균. 아니 살이 좀 붙어있으니까 더 떨어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링은 별 불만 없이 지붕 위에 올라섰다. 물론 시속 85킬로의 풍압을 그냥 버티는 건 아니고 다리를 캐리어 프레임에 또 얽어 놨다. 미묘하게 다리를 벌린 자세로 앞을 바라보던 링이 헬멧 내부에 장착된 무전기 채널을 열었다.
“저기 앞에 사거리로 가. 속도는 이대로 좋아.”
“옥삼바리.”
저놈은 하여간 언제건 자비 없을 정도로 여유롭구만. 그렇게 생각하며 링은 오른 손의 리액티브 글러브를 벗었다. 뒤를 바라보자 또 한 대가 들이 받으려고 달려들어서 헬멧을 벗어 던져버렸다. 차 앞유리가 그의 헬멧과 격렬한 키스를 하는 것을 확인 하고는 다시 앞을 보았다. 거리는 약 200미터.
“해볼까.”
깊은 심호흡. 고정시켰던 왼다리를 빼서 약간 들어 올린다. 허리가 뒤로 휘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오른팔은 축 늘어뜨린 상태에서 약간 뒤로 던져둔다. 다음 순간. 투확! 하는 바람소리와 함께 그의 자세가 바뀌어 있었다. 왼발은 어느새 무게중심을 받아 차 지붕을 누르고 있었고, 상체는 크게 돌아 마치 야구선수가 투구한 직후의 포즈로 바뀌어 있었다. 따앙! 사거리의 대형 신호등이 흔들렸다.
“어이! 지붕 우그러져!”
“시끄러!”
사람보다 탈것에 친절한 리틀씨의 항의에 링은 분노에 찬 대답으로 일갈했다. 그리고 다시 자세를 잡고, 투확! 다시 따앙하고 쇠가 울리는 소리가 나며 신호등이 다시 흔들렸다. 하지만 별일이 있진 않았다. 사거리까진 80미터 남짓.
“어이! 이 사기꾼!”
“아, 좀!”
조용히 좀 하라는 뒷말은 채 꺼내지도 않은 채 다시 한 번 팔이 돌아갔다. 따앙! 신호등이 출렁이기 시작하더니 아래로 휘기 시작했다. 아무 무기도 없는 맨손으로 원거리에 있는 물건에 대해 저격과도 같은 효과를 발휘 할 수 있는 남자. 라이플링Rifling 링은 지붕에 바싹 엎드려 외쳤다.
“달려!”
아슬아슬하게 휘는 신호등 아래로 지나가자 뒤에 오던 차들이 요란하게 멈춰서기 시작했다. 사고 위험도 위험이지만 이런 곳에서 휘었다고 신호등을 치고 가기라도 하면 경찰이 들러붙을 것이다. 남은 것은 차량의 뒤에 바싹 붙어있던 세단 한 대 뿐이다. 리틀이 창문을 열고 외쳤다.
“다음 분기점에서 갈라져서 따돌린다!”
“잠깐! 그 전에 서류를 건네고 가!”
썸이 다급하게 V-ROD를 몰고 있던 미들에게 외쳤다. 미들은 다시 바이크를 크루즈 모드에 놓고 SUV의 왼쪽에 붙었다. 왼손만으로 핸들을 잡은 미들은 허리 뒤의 잡낭에서 둘둘 만 서류를 꺼내어 건네려 했다. 쿵하는 소리와 함께 SUV가 흔들리지만 않았으면 그랬을 것이다. 세단이 무언가를 건네려 하는 그들을 보고 들이받은 것이다. 결과적으로 차량이 크게 휘둘렸다. SUV가 요동치며 크루즈 모드의 V-ROD를 친다. 미들의 손에서 서류가 흔들려 떨어졌다.
“칵!”
그 순간, 리틀이 급브레이크를 밟으며 창밖으로 상반신을 최대한 내밀어 뻗은 오른손으로 서류를 쥐었다! 아니, 쥐었다고 생각했다. 리틀의 손에 서류가 닿자마자 그는 손을 쥐었는데, 그만 손이 쥐어지면서 속도가 붙은 손가락 끝에서 튕겨버린 것이다.
“젠장!”
서류가 뒤로 날아가며 화라락 펼쳐졌다. 기본적으로 귀퉁이를 집어놓은 서류들이라 사방팔방으로 흩날리지 않고 던져진 책들처럼 페이지가 날개짓을 하다 떨어진다. 그러자 저녁의 어둠 속에서도 선명히 보이는 서류들을 본 세단이 멈췄다. 일단 서류를 처분하려는 모양이다. 차량이 다음 분기점에서 갈라졌다. 이미 추적자는 보이지 않지만 또 모르는 일이다. 일단 놈들은 거대 조직이니까.
“뭐야, 뭐 중요한 거 놓쳤어?”
그제야 지붕에 엎드려 있다가 엉금엉금 기어들어 온 링이 차 내부의 분위기를 읽고 물어보았다. 하긴 그는 방방금전까지 차 지분에 매달려 있다가 뒤에서 다른 차가 들이 받고 급정거까지 하는 바람에 정신이 없었다. 공창에서 본 거대한 물건. 그 정체를 알아낼 찬스였는데. 아깝기 그지없다. 그때, 리틀이 뒤를 흘끗 보며 썸에게 말했다.
“됐어. 뭐, 걱정 하지 마. 아까 놓치기 전에 건드린 건 [오른 손]이야.”
“[라벨링Labeling]했냐?!”
오른 손이라는 말에 상황 파악이 안 된 링을 제한 두 사람의 얼굴이 밝아 졌다.
“우이쓰~. 내일이라도 쫓아보자고. 오늘은 일단 돌아가서 고기나 좀 먹고.”
“오케! 오늘은 형이 차돌박이로 산다!”
“난 꽃등심이 좋던데.”
“난 우설.”
기분이 갑자기 들뜬 썸의 회식선언에 별로 감동하지 않은 듯 링과 인덱스가 옆에서 중얼거렸다.
9시 25분. 평범한 직장이라도 아무도 없을 쉬는 토요일의 어느 빌딩의 사무실. 탕비실을 포함해도 단 두 개의 공간뿐인 애매한 공간. 언제 발랐는지 모를 창문의 흰 시트지가 누렇게 변색되어 투과된 일광을 들여보내고 있었다. 아무도 없는 사무실은 참 썰렁하게도 생겼다. 뭔지 모를 파일이 미묘하게 듬성듬성 튀어나와 있는 책선반이 달린 낡은 철제 사무실 책상이 하나, 벽에 붙은 책장이 셋. 책장과 책상 사이의 공간에 놓은 금고하나. 그것이 창가의 바로 앞에 위치하고 그 앞의 사무실 중간은 4인용 소파 두 개가 마주하고 있고, 사이에는 테이블이 하나. 그리고 거기서 탕비실 쪽으로 가면... 포켓볼 다이가 있다. 옆의 벽에 기대놓은 판 같은 것을 보니 가끔 그 남색의 판을 올려서 탁구대로도 쓰는 모양이다. 그 외에는 캐비닛이 몇 개. 한마디로 표현하면..... 뒤죽박죽에 빈곤하기 짝이 없는 조폭사무실처럼 생겼다.
부-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핸드폰의 진동음 같은 것이 울린다.
부-
계속해서 울리는 소리는 책상 위에서 나고 있었다. 이 사무실의 근무자가 어젯밤 두고 간 것일까. 책상 위에는 주황색의 레저 손목시계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의 휴대전화가 울리고 있었다.
부-
그때 소파와 책상 사이의 공간에서 갑자가 손이 불쑥 튀어 올라왔다. 손등에 붙어있던 신문지가 흩날리면서 곧 손의 주인이 부스스한 머리를 하고 일어났다. 신문지를 두르고 자고 있던 모양인데 대체 왜 멀쩡한 소파 놔두고 바닥에서 자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땟국만 좀 묻히면 노숙자가 따로 없을 비쥬얼이다. 뒷머리를 북북 긁던 남자는 아직 울리는 핸드폰을 들어올렸다.
소지. 전화 왔습니다. 010-****-***2
건조한 멘트가 외부창에 표시되어 깜박이고 있었다. 머리 모양이 그 잠자는 품격을 가히 짐작케 하고도 남을 남자는 무성의하게 폴더를 열어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락의 열정을 그대에게. Rock Head Center입니다.”
“아, 형. 난데.”
책상 뒤로 돌아가 창문을 열었다. 때가 슬고 여기저기 구부러진 알미늄 섀시의 창문이 밀리며 그제서야 생활의 시작이라는 것을 느끼게 하는 소리들이 사무실로 밀려들어왔다.
“오늘도 좋은 하루.”
남자는 그렇게 중얼거리더니 빙긋 웃었다. 헝클어지다 못해 새둥지가 된 머리와 흐트러진 셔츠에 밤새 분비된 피지로 번들거리는 얼굴만 아니라면 꽤 매력적이라고 할 수 있는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그 얼굴이 구겨지기 전까지는 그래도 낳았다는 뜻이다.
“좋은 하루고 뭐고 간에.”
“음?”
목소리가 무겁다. 역시 뭔가 좋지 않은 일이라도?
“지금 서교동에 있는 빈 빌딩인데. 비어있는 사무실 바닥 한 가운데에 잘린 오른 손목이 있어. 가운데엔 칼이 꽂혀있는데, 이 것 참. 난감하게도 피를 잔뜩 흘려서 우리가 보려던 서류에 올려놓았네.”
냄새를 맡았다. 분명히. 썸은 그렇게 직감했다. R.H.C는 그 이름이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그들의 활동은 각자의 능력에서 따오는 별명으로 유명하지만 그 다섯이 한팀이라는 건 알려지지 않고 있었다. 아무래도 조직이 하는 일이 많고 덩치가 크면 따로 활동하는 놈들도 한 두가지 일로 이놈 저놈 지나가게 되니까. 하지만 이건 선전포고다.
“한국을 떠야 하나...”
“어쩌지?”
리틀은 무미건조하게 물어보았다.
“뭐, 어차피 서류는 이미 쓸모없거나 부비트랩이겠지. 조심해서 나와.”
“알았어. 월요일에 보자고. 좋은 주말.”
“그래 좋은 주말.”
무겁게 한숨을 내쉬고 의자에 주저앉는다. 아무래도 이번 주말엔 마멀레이드와 만나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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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 Thumb Toxic, 검지 Index Inazuma, 중지 Middle Motion, 약지 Ring Rifling, 소지 Little Labeler
RHC멤버 다섯명의 코드네임과 능력(겸 별명)이 모두 나왔습니다! 아 귀찮아!(야....)
좀 미적거리면서 썼는데 일주일에 한페이지도 못쓰더니 오늘 갑자기 10페이지 중반부터(한글 기준으로 3화가 8페이지부터 시작합니다.) 15페이지 까지 일거에 쭈르륵 썼습니다! 아 힘들어요!
RHC등장인물은 제 주변 인물들을 마구 썰어서 이리저리 섞은게 모델입니다. 역시 사람이란게 주변에서 모든걸 얻게 되어있다니까요.
요즘 그림을 좀 안그렸는데 한번 설정러프들이나 좀 그려서 올려봐야겠습니다.
재미있으셨다면 다음 RHC도 기대해주세요!
스베스베~스베스베~(그건 DH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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