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까 이거...'에 해당되는 글 31건

  1. 2011.08.28 만화+소설 및 기타 무료 방출의 건 (13)
  2. 2011.03.07 리뷰- 오카다 토시오"세계정복은 가능한가." (1)
  3. 2011.01.26 왜 엄마이고 아빠인가. (1)
  4. 2011.01.16 매드기어 솔리드
방출종료
Posted by 피의 잉크

먼 옛날. 평평하고 수평선의 끝에는 유구한 낭떠러지가 있던 세계가 있었습니다. 사람들의
상상력으로는 자국을 중심으로 하는 땅덩어리와 주변의 섬 몇 개가 우주의 전부이며 별이나

달, 태양 같은 빛의 조각들은 우주의 중심인 세계를 중심으로 도는 장식품이었던 시절이 있었죠.

 

세계라 불리는 곳에는 무수한 야만인과 이민족이 살았으며 그들을 서로 인간으로 인정하지 않기에

더더욱 크지 않았던 세상이 그곳에 있었습니다.

물론 그런 편협하고 단절된 세계에서도 걸출한 인물들이 나타나고 사라져 갔습니다.

원조 세계정복자 알렉산더, 아시아에서 유럽까지 말이 달릴 수 있는 곳까지- 징기스칸 등이 그런 사람들입니다.

아, 물론 더 작은 [세계]에 만족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여러 섬나라의 지배자들, 그리고 결코 작다고만은 할 수 없지만,

중국 외에는 다 야만족이니 여기만 차지하면 세계를 차지하는 거라던 중국의 지배자들도 있었지요.

 

세계를 (자신을 위한)하나로 만들고 싶다-라는 마음을 먹었던 야심가들은 얼마나 많았을까요.

그 야심에 몸을, 그리고 재산을 불태운 사람은 또 얼마나 많았을까요.

그러나 수 만년이 넘는 인류의 역사동안, 단 한 번도 인류는 완전한 통합을 맞이하지 못했습니다.

옛날에야 이동수단과 통신수단의 부재가 원인이었다고 하지만, 현대에 와서는 왜 못하는 것일까요?

이렇게 발달한 시대에도 어렵다고 한다면 정말 가능하긴 한 것일까요?

그런 이야기들을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책. 오카다 토시오의 [세계정복은 가능한가.]입니다.

 

일단 이 책의 저자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요.
오카다 토시오.
애니메이션과 게임제작 회사인 GAINAX의 설립자입니다. 게인엑스나 게이낙스가 아니라 가이낙스라 읽습니다.

국내에서도 공중파로 방영한 애니메이션 이상한 바다의 나디아의 제작사입니다.

저도 이 애니메이션으로 오덕의 길을 들었습니다....만 지금은 물론 탈덕했지요. ...정말입니다?

그 외에도 애니메이션이나 매체만이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큰 파장을 주었던 [신세기 에반게리온],

로봇물은 이제 끝났다고 사람들이 말하는 시기에 등장하여 말 그대로 바람구멍을 뚫어버린 [천원돌파! 그렌라간],

실험적인 시도로 유명했던 [그와 그녀의 사정], 그 외에도 게임 [프린세스 메이커] 시리즈 등등... 매우 다양한 작품을 내놓은 회사지요.

 

사장부터 스텝까지 오타쿠로 구성되었던 회사로 다른 목적이 아니라 회사를 만들어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지 않으면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상영할 수 없기 때문에 “만들고 싶은 애니메이션 하나만 만들고 끝내자!"며

설립 되었던 회사입니다. 당연히 그 선두에 서 있던 이 양반도 오타쿠가 아닐 리 없겠죠.

(이 오타쿠라는 사람들과 가이낙스를 나타내어 주고 있는 작품으로 오타쿠의 비디오라는 OVA시리즈가 있습니다.)

 

오타쿠란 어떤 계층인가?라는 물음에는 여러 가지 대답이 가능하겠습니다만, 애니메이션이나 게임 등,

픽션이면서 특히 비주얼적인 부분에 치우친 장르의 오타쿠들은 많은 경우

“작품 내의 세계(리얼)을  현실 세계의 틀에서도 논리적(이쪽의 리얼)으로 설명할 수 있게" 하려는 노력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메카닉의 원리를 설명하려고 한다거나, 스토리상에서 사람들이 이해를 못하는 부분을 설명하려고 한다거나 하는 거죠.

실제로 일본에서는 인기작품들의 인물이나 사건, 세계관등을 연구하는 연구회 등에서 연구서등을 출판하기도 할 정도입니다.

국내에도 드래곤볼이나 데스노트의 연구서들이 출판되기도 했었죠.

 

가이낙스는 [이상한 바다의 나디아]를 제작하면서 자신들의 작품에 등장하는

악의 비밀결사 [가고일](이후 가고일은 조직의 수장 이름으로, 조직의 이름은 네오 아틀란티스로 개명됩니다.)은

대체 “왜” 그리고 “어떻게” 세계정복을 노리는 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였습니다.

그리고 오카다 토시오는 이때쯤부터 세계정복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세계정복이란 무엇이고, 세계정복의 목적은 무엇이며, 세계정복에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그리고, 나아가서 최종적으로 세계정복은 가능한 것인가.

이 책은 이런 이야기를 오타쿠 적인 감성과 예시들로 풀어나갑니다.

 

 

이 책은 서론을 제하고 크게 [1. 세계 정복의 목적. 2. 당신은 어떤 지배자인가? 3. 세계 정복의 순서 4. 세계 정복은 가능한가.]의

네 장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물론, 이 책에 실린 것보다 더 많은 세계정복이나 그에 준하는 정복

(군사적, 정치적, 지형적이지 않은 의미에서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여기서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픽션 등에서 만날 수 있는

세계 정복(정치, 군사, 문화적인 통일이며 한명의 지도자를 주축으로 하는)을 기본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세계 정복의 목표는 크게 인류의 말살, 부에 대한 욕망, 정치적으로 지배당하는 것이 싫어 역으로 지배하려 들기,

악을 퍼트리기, 그 외의 알 수 없는 이유등으로 나뉘는데, 정말 알기 쉬운 목표들을 제하면 예상 외로

"그래서 뭘 하고 싶어서 세계를 하나로 합치려는 건데?"라는 부류의 지배자(세계 정복을 노리는 자)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아, 물론 그런 조직이나 지배자들도 나름의 논리와 이유를 내세우기는 하지만요.

 

잘 생각해보면 두번째와 세번째의 목표 외의 목표에 동조할 부하나 동료가 있는가 하는 의문도 들지만,

인류 말살은 악당이거나 인류가 아닌 대상들이라면 음... 가능하겠지요.

네번째 악을 퍼트리기... 뭐 네, 이건 굉장히 카오스한 세계를 바라는 악당이라면 동참하기도 할까요?

마지막의 경우는 동조라기 보다 지도자를 따라 휩쓸려 왔거나 아니면 지도자에게 빌붙어 자신의 욕심을

몰래 채우려는 타입들이라면 동조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면 이런 목표들을 세우고 추진하는 지도자(지배자 지망)들은 대체 어떤 녀석인고...하니
올바른 가치관으로 세계를 지도하고 싶은 타입, 책임감이 강하고 성실한 타입, 사치를 독점하고 싶은 타입,

어둠에 잠겨 악의 매력에 빠져있고 싶은 타입 네가지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각각 이런 타입들이 어디에 해당하는 지배자들인지는 직접 책으로 확인해 주세요. 데헷.


세계 정복의 순서는 무력으로의 세계정복을 시도할 경우, 무기의 확보, 인사의 확보, 인사의 관리,

자금의 확보, 근거지의 확보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 것인가(전세계와 싸우는 만큼 그만큼의 무력은 필수입니다.)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오타쿠식!


그리고 마지막 챕터인 세계정복은 가능한가에 이르러 우리는 세계정복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가장 긴 시간을 들여서 이야기하게 됩니다. 네. 정상이 어딘지 모르면서 산을 정복 할 수는 없지요.
세계정복의 의미. 그리고 세계를 정복하기 위해, 그리고 정복한 이후에 해야하는 일과

가져야하는 마인드에 대해서 이야기 합니다.

 

세계정복-세계를 품는다는 것은 곧 이 세계가 어떤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지 이해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현재의 우리가 생각하는 정의와, 일반적으로 [악]으로 인식되는- 즉 세계의 정의의 반대편에 서게 되는

세계정복 지망생들은 어떤 행동과 사고를 가져야하느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결국 세계정복에 대한 고찰을 통해 우리가 지금 어떤 모습으로 살고,

어떤 생각으로 움직이는가를 생각해 보는 책입니다.

인문학계열의 책들은 리뷰로 쓰려고 하면 정작 쓸 게 얼마 없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리뷰가 내용을 모두 말하는 것도 그렇게 바람직한 일이 아니고, 결론만 쓰자니 정말 별거 없고.

 

사실 인문학이라는 건 우리가 모르는 사실을 바탕으로 모르는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아니라,

아는 사실을 근거로 우리가 이미 알지만 공감하지 못하는(혹은 표층적으로 깨닫지 못하는)

이야기를 하는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데이비드 소로우의 월든을 요약하면 "무소유가 속 편함" 이 정도겠지요. 하하.

 

시간이 나실 때, 특히나 오타쿠의 의구심을 가지신 분이라면 "나의 세계정복은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한번 읽어보시면 좋으리라고 생각하는(두께도 비교적 얇은 편이고요) 책.

오카다 토시오의 "세계정복은 가능한가"였습니다.

 

아참, 그래서 결론이 뭐냐고요? "바른 구상과 계획을 통한다면 세계 정복은 가능하다!"입니다.

 

 

만약 세계정복을 원하시는 분들이 계시면 연락주십시오.

 

연봉 100억에 미녀비서 두명만 보장해 주신다면 세계정복도 해치워 드리겠습니다.



더불어 좋은 책 리뷰 기회를 주신 레진님께 감사드리며 리뷰가 늦어 죄송함을 전합니다.

Posted by 피의 잉크

일찍이 비트겐슈타인도 지적했듯이 인류의 완전공통이라 부르기는 힘들지만(실종된 언어도 많고)

많은 문화권에서 모친을 엄마, 마마, 머더, 무터...등등 ㅁ..m발음이 들어가는 명칭으로 부르고,

반면 부친의 경우 아빠, 파더, 파드레 등의 p=f발음이나 t발음등 파열음을 포함한 발음이 들어가는 명칭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작가 일레인 모건은 수생원숭이가설에서 인류와 닮은 고릴라, 침팬지가 아무리 긴 시간이 흘러도 (육성언어로서의)말을 할 수 없는 이유는

인류가 그들과 달리 수생생활을 하던 시절 얻은 능력인 "의도적으로 호흡을 조절하는 능력"을 터득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혀의 놀림이나 성대의 발달도 보다 중요한 것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수생원숭이가설의 전폭적인 지지자는 아니지만, 우리는 여기서 소리가 아닌 "말"을 하는 부분에 있어, 얼마나 호흡이 중요한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인간은 처음 태어났을 때, 다른 생물의 유생체에 비해 단연 약한 편에 들어간다. 우선 근력은 말할 것도 없고, 특히나 약한 것이 바로 면역력이다.

(개인적으로 초유가 갓난아기의 면역력을 높인다는 것은, 모체가 죽은 개체를 도태시키는 일종의 사멸장치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 면역력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고래로부터 금줄을 치고, 정화의 힘이 있는 숯을 매다는 풍습이 있으며, 많은 동물들의 경우도 대부분 자식을

나은 후,부모가 동시 양육을 하는 경우 자체가 거의 없다.(인간의 면역력은 생각 외로 낮아 학자에 따라 비누의 대량생산과 보급이 인구폭발의

원천으로 보기도 한다. ....에.... 중국은 예외로 둡시다...... 라고는 하지만 중세 전후 기준으로 보면 중국이 더 깨끗했을지도. 목욕은 서양보다 더 했지.)

 

인간의 경우도 원시 모계사회에서 부계사회로의 변화등을 거치며 많은 양육의 차이가 생겼을 지언정, 출산 직후 외부 개체(부친을 포함한)의

접근을 최대한 막았던 것 자체는 다를 것이 없다.

 

유아가 내는 최초의 소리 대부분은 울음이다. 이 울음소리는 상당히 단조로운  발정기의  고양이 울음소리와도 비슷한데, 이것은 일레인 모건의

주장에 비추어 생각해 보면, 아직 자유로운 호흡의 조절이 어려운 단계의 개체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유아는 모친의 품에서 자신의 새로운 라이프라인인 유방을 끊임없이 찾아 얼굴을 묻게 된다.

우리가 무언가 크게 베어물때 내는 "아아움(이쯤에서 입이 다물려진 상태 콧소리고 받침 ㅁ에 해당하는 소리가 나온다)아"하는 소리가 '엄마'와

비슷하게 들리는 이유는 그 두  소리가 나는 구조에 있을 것이다.(비슷하게 맘마~는 아이에게 모친이 젖이나 밥을 먹일때 내는 소리이며

역시 타 문화권의 모친을 지칭하는 단어와도 유사하다.)

또 우리는 모친이 아이를 어룰때 파열음보다는 콧소리등이 섞인 두루뭉실한 소리를 잘 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부친이 아이와 가까이 지낼 수 있게 허용되는 시기가 다가올 쯤이면 아이는 좀 더 근육이 성숙하게 된다. 숨쉬는 것도 조금은 능숙해지고

서로 다른 개체를 구분하는 것도 좀 더 능숙해진다. 어설프나마 파열음을 낼 수 있는 시기가 된 것이다.

"아빠빠빠빠빠...." 몇년 전에 CF에 쓰인 아기의 옹알인데 기억하시려나.... 아기가 아빠를 싫어하지는 않지만, 또 동시에 젖을 줄 상대가

아니라는 것 역시 어렴풋이나마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무언가에 얼굴을 묻고 입을 놀렸던 소리와는 다른 소리를 내게 된다.

약간 거리를 두고 소리를 내게 되므로 m의 웅얼거림대신 파열음으로 소리를 대신하게 되는 것이다. "아빠"

 

모계 사회였던, 부계 사회였던, 언어가 최초로 성립 되는 시기에 어떤 약속이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

누군가 현명하신 분, 혹은 부족 전체가 원하는 부,모에 따른 호칭이 있었을 것이다. 그것을 결정한 것은 결국 아기 자신이었던 것이다.

Posted by 피의 잉크





 

Posted by 피의 잉크